이와오이| 여름의 승리를
오이른 전력 주제 - 선물
맴맴맴맴
벌써부터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해가 다 떨어져가는데도 매미는 쉴 줄을 몰랐다.
한창 서브 연습에 열중하던 오이카와는 멀찍이서 이와이즈미가 그를 부르는 소리에 움직이는 것을 멈췄다.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연습하고 싶었지만, 학기 초에 염좌로 잠깐 고생했던 일이 있었던 탓에 이와이즈미의 말이라면 꼼짝을 못 하게 되었다.
‘안 그래도, 원래 꼼짝도 못했는데!’
오이카와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얌전히 샤워실로 향했다. 생각이 표정으로 드러났는지 이와이즈미의 표정이 심상찮다. 오이카와는 입술을 꼭 모으고서 애띠게 웃었다.
“이, 이와쨩?”
“집에 가서 몰래 연습 더 해봐라, 한 번?”
“그, 그런 생각 안 했거든요!”
몰래 했다가 염좌 오는 바람에 된통 걸렸지 않던가. 오이카와는 자기도 모르게 헬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의 이와이즈미는 정말로 굉장했다. 제대로 화도 내지 않고 그를 병원에 처박아 놓고서는 그 뒤로 며칠간 그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등하교는 꼬박꼬박 하던대로 같이 하고, 그런데 말은 하질 않고, 두 사람이 겨우 화해 아닌 화해를 한건 오이카와가 다시는 무리하지 않겠다고 반쯤 울며 빌고 난 뒤였다.
“거짓말 하면 내가 어쩐다고 했지?”
“……죽여버린댔어요…….”
“잘 알고 있네.”
칼같이 서늘하게 말한 이와이즈미가 수건 하나를 챙겨들고 먼저 샤워실로 향한다. 오이카와는 이미 둘 밖에 남지 않아 빈 체육관을 한 번 뒤돌아보곤 이와이즈미를 따라 샤워실로 향했다.
인터하이 예선이 다가오고 있었다.
*
고등학생, 소꿉친구. 이 두 단어가 만나면 보통 두 사람 사이에 10년 이상의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는 뜻이 된다. 말인즉슨 매년 다가오는 생일을 챙기는 게 점점 더 일이 된다는 얘기다.
그래도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나름 서로의 생일을 정성껏 챙기는 편이었다. 케이크나 파티같은 건 친구들과 다같이 하더라도 선물만은 직접 고른 것으로. 새벽 12시가 되는 순간, 서로의 집 앞에서. 그 직접 고른 것이 대개는 배구화라거나 무릎보호대일 때가 많았지만 어떤 날은 무늬가 특이한 창문용 커튼이었고 어떤 날은 품이 꼭 맞는 후드티였다.
하지만 이번 여름만은.
오이카와는 배구공을 양 손으로 쥔 채 코트 너머를 주시하며 심호흡했다. 이번 여름, 다가오는 이와이즈미의 생일에는 아주 특별한 걸 선물로 주고 싶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주지 못했던 것, 하지만 매년 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마저 올해가 마지막.
오이카와는 공을 띄우고 코트 쪽을 향해 힘주어 발을 내딛었다. 몸을 낮추며 한 발 한 발 달린다. 응축된 힘으로 몸을 띄우며 젖히고 그대로 내리친다. 콰앙, 체육관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가 난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오이카와는 곧 민망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다른 생각 좀 했기로서니 곧장 아웃일 건 뭐람~!’
“오이카와.”
“……왜, 왜 그러십니까아, 이와쨩.”
때마침 체육관에 들어온 이와이즈미가 빗나간 서브를 본 모양이었다. 굴러가는 공을 흘끗 보더니 오이카와를 바라본다.
“집중 못하겠으면 쉬어.”
“그, 그런 거 아냐.”
오이카와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공을 띄우고 서브를 넣었다. 이번에는 코트 안쪽에 확실히 들어간다. 그 공을 잠시 바라본 이와이즈미가 알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워밍업을 위해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오이카와가 공 던지는 것 하나만 봐도 상태를 알겠다는 태도였다. 하긴 그러니까 조금 무리를 할까 말까 싶으면 귀신같이 알아채서는 끌고 가는 거겠지, 오이카와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다시 공을 손에 쥐었다.
-이와쨩은 배구 하고 싶어?
중학교 때 묻지 못했던 질문이었고 지금도 묻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묻지 못할 거다.
자신이 배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더라, 그것은 뚜렷하게 기억에 있었다. TV에서 보았던 모습에 푹 빠졌다. 저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손에 공을 쥐었다. 위로 던졌다, 앞으로 달렸다, 뛰어올라 내리쳤다. 그래도 부족했다. 더, 좀 더, 좀 더, 앞으로, 좀 더, 위로.
정신없이 내달리다가 퍼뜩 고개를 들었을 때 자신의 옆에는 이와이즈미가 있었다. 가장 오래된 기억 속에는 배구공 가지고 노는 그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던 어린 이와이즈미의 얼굴이 있었다. 그러니까 그가 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자신때문이다.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싫은 것에, 오로지 타인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몰두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와쨩, 아닌 척 해도 엄청 다정한걸…….’
오이카와는 결국 서브를 넣지 않은 채 공을 꽉 쥐었다. 때때로 하는 말은 매섭고 그가 허튼 소리를 한다 싶으면 후려치는 데에 망설임이라곤 없는 이와이즈미였지만, 그런 것으로는 지울 수 없는 그의 다정함이 있었다. 아직 스물도 되지 않았으니 짧다면 짧은 인생일 것이나 그 시간동안 그를 끌어들였던 늪에서 매번 그를 건져올린 것이 이와이즈미였다. 온힘을 다하여, 함께 빠져드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로지 오이카와를 위해서.
이와이즈미가 오이카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오이카와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이카와 그가 이와이즈미에 대해 잘 아느냐고 묻는다면, 둘과 오랜 시간을 보낸 친구들은 당연하다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었으나 오이카와 본인만은 속으로 부정했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그가 배구를 하게 된 것도, 윙스파이커라는 포지션을 잡게 된 것도, 마침내 아오바죠사이의 에이스가 된 것까지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흘러가버렸고 때문에 오이카와는 그 모든 길목에서 이와이즈미에게 하고 싶으냐고 묻는 것을 잊고 말았다.
어렸을 때에는 물을 줄 몰랐고 도중에는 묻는 것을 잊었고 이제는 묻는 것이 두려워,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가 당연히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마저 때로는 자기세뇌가 아닌가 돌이켜보곤 했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배구에 관심도 없으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면 이와이즈미는 초등학교 시절도, 중학교 3년년과 고등학교 3년까지도 전부 오로지 오이카와 그만을 위하여 그 모든 시간을 배구에 쏟아부은 셈이 된다. 그럴리야 없을 거다. 아무리 이와이즈미라도. 그러니까 좋아서, 배구가 좋아서. 여기까지 온 것이겠지. 그리고 그렇게 믿기 때문에.
오이카와는 가볍게 숨을 들이키고, 몇 백번 몇 천번 몇 만번 해와 몸에 익은 동작 그대로 위를 향해 공을 띄웠다. 아름답게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공을 따라 첫발에 힘을 주어 내딛는다. 몸을 억누르듯 굽힌다. 달린다. 튕기듯 뛰어올라, 목표로 한 곳을 향해 내리친다.
콰앙!
체육관 바닥에 거세게 부딪힌 공이 튀어간다.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건 몇 되지 않았다. 그 몇 되지 않는 것 중에 하나였다. 시작이 어찌되었든 이와이즈미가 지금 아오바죠사이의 에이스 윙스파이커라는 사실은.
그래서 오이카와는, 지난 시간 내내 생각해왔다. 이와이즈미에게 주고 싶은 것을.
*
내 에이스에게,
눈부신 승리를…….
바닥에 떨어지는 공은 이쪽 코트에 있었다. 정렬하고 인사를 하고, 그리고 물러설 때까지 오이카와아는 굳은 얼굴이기는 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전국으로의 길은 또다시 시라토리자와 앞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몇 번째인지 세지는 않았다. 학교로 돌아오는 버스 안은 고요했지만 학교에 도착했을 때, 오이카와는 웃는 얼굴로 부원들을 다독거리고 해산시켰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그를 한 번씩 바라보았다.
그리고 모두가 돌아가 휑한 체육관에는 오이카와와 그의 뒤에 서 있는 이와이즈미 두 사람 뿐이었다.
“오이카와.”
오이카와는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알면서도 대답하지 않았다. 웃는 얼굴은 마지막 한 사람이 체육관을 나가는 순간 함께 잃어버렸다. 오이카와의 고개가 천천히 아래로 낙하한다. 이와이즈미는 뒤에 서서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끝내 오이카와의 아래에, 빗방울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날 때까지.
“오이카와.”
한 번 더 이름을 불러본다. 그래도 돌아보지 않는다. 이와이즈미는 걸음을 옮겨 오이카와의 앞에 섰다. 오이카와는 울고 있었다. 눈물을 닦아내지도 않고 그저 흘러넘치게 두고서.
강호라는 학교에 있지만 라이벌은 있었고 이긴 횟수만큼 진 적도 많았으나, 오이카와는 언제나 패배에는 면역이 없는 듯이 지고 난 다음이면 진정할 줄을 몰랐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우는 걸 마지막으로 본 건 중학교 3학년 때였는데. 이와이즈미는 다시 한 번 이름을 불렀다.
“야, 오이카와.”
“흐어엉, 이와쨩~!”
그리고 마침내 오이카와가 풀썩 주저앉더니 그의 바짓단을 붙잡고 어린애처럼 엉엉 소리를 높여 운다. 이와이즈미는 깜짝 놀랐다가 서둘러 마주 앉아서 어떻게든 그가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했지만, 오이카와는 그저 터뜨리듯 울기만 할 뿐이었다.
“흐어어엉!”
목을 놓고 꺼이꺼이 울어댄다. 온 뺨이 눈물로 젖어들어간다. 이와이즈미는 그 눈물을 어떻게든 닦아주려고 했지만 그의 손이 훔쳐내는 것보다 쏟아지는 게 더 많았다.
“봄고, 하기로 했잖아.”
패배 앞에서 다시 한 번 더 일어서기로, 모두와 함께 결의하였다. 한 번 더 도전하기로. 말을 꺼낸 건 오이카와 본인이었으므로 그 얘기로 그를 달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되레 왈칵 오이카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늦어! 그건 늦는단 말야!”
오이카와는 결국 고개를 떨어뜨리고 울었다. 봄고는 남아 있으니 거기서 한 번 더.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이 여름은, 6월의 승부는, 그래서 얻을 초록빛 승리는 올해가 마지막이었다. 올해가 마지막 인터하이였다.
하지만 그를 달래기 위해 그저 앞에서 어색한 위로의 말을 늘어놓고 있는 이와이즈미에게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어서 오이카와는 하염없이 떼라도 쓰듯 엉엉 울기만 했다.
너에게 승리를 주고 싶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가올 너의 생일에 그동안 우리가 가장 갖고 싶었던 것, 내가 나의 단 하나뿐인 에이스에게 가장 주고싶었던 것을 안겨주려 했다.
“뭐가 늦는데. 뭐에 늦어. 너 왜 우는 건데.”
다른 부원들 앞에서는 잘도 의연한 척을 해놓고서 돌아서면 분해 어쩔 줄 모르는 거야 익히 아는 바였지만, 모두와 함께 봄고에 다시 가자고 말한 본인의 얘기가 이상하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뺨을 거칠게 문지르며 윽박지르는 듯이 또는 다정하게 달래는 듯이 말했다.
“내가, 이와쨩한테……!”
오이카와가 홱 고개를 들고 이와이즈미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와이즈미는 눈물로 젖어서, 그리고 그가 눈물을 닦아낸답시고 문지르는 통에 발갛게 달아오르는 뺨으로 그를 보는 오이카와를 보며 한숨을 삼켰다. 패배 앞에서 익숙해지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으려하는 모습은 익히 봐왔다. 하지만 오늘의 눈물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나한테? 너 다른 땐 몰라도 오늘은 실수한 거 없었어.”
“그런 말이 아니야!”
“그럼.”
“이와쨩은……. 이와쨩은 내 맘 몰라!”
“그래, 모른다. 모르니까 좀 알려줘 보라고! 이 멍청아!”
그래도 오이카와는 계속 계속, 소리 높여 울기만 했다. 이와이즈미는 입술을 꽉 깨물고 한숨을 삼켰다.
“야. 오이카와. 목 쉬니까 이제 그만 울어.”
“허어엉, 허어어엉!”
“내일 애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냐. 하, 눈도 다 붓겠네. 야, 오이카와.”
이 어린 녀석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신이시여! 이와이즈미는 천장을 쳐다보고 한탄했다. 자신이라고 해서 오이카와가 이렇게 우는 걸 듣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건만.
“오이카와!”
“이와쨩은, 이와쨩은 내 맘 몰라!”
“너도 몰라! 너야말로 몰라!”
이와이즈미가 결국 참지 못하고 윽박지르듯 버럭 외치는 말에 오이카와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꼬리를 타고 남은 눈물이 한 번 넘쳤다가 마지막 남은 방울이 또르르 타고 흐른다. 겨우 울음을 그친 모양새였다.
“아. 이제 좀 그쳤네. 진정 좀 해라. 일단 나가서 포카리 사올테니까…….”
“내, 내가 뭘 모르는데? 이와쨩?”
“그럼 너부터 왜 우는지 말해보던가.”
“……나, 나는. 우리가 져서.”
“그것만이 아니잖아. 내가 너 거짓말하면 어쩐댔냐.”
“……죽여버린댔어요…….”
“그럼 이실직고 해라.”
이와이즈미가 몰아세우고 결국 오이카와가 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와이즈미는 동그란 머리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삼켰다.
“……생일 선물…….”
“생일 선물?”
“이와쨩 생일 선물, 주고 싶었어…….”
“아직 며칠 남았어. 주면 되겠네.”
“아 진짜! 이와쨩! 눈치라고는 없어가지고!”
결국 오이카와가 팩 고개를 들고는 그를 노려본다. 이와이즈미는 험악하게 웃으며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린 채 오이카와의 양뺨을 붙잡고 쭉 잡아늘렸다.
“아, 아하(아파)!”
“다시 말해봐. 내 생일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뭐 어쨌다고?”
“아야야야~!”
“설마 ‘전국으로 가는 승리를 생일선물로 주고싶었어’이딴 얘기는 아니겠지? 그래서 선물을 못 줘서 지금까지 이렇게 울었다는 그런 얘기는 정말로 아니겠지, 바보카와?”
“…….”
오이카와가 아프다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서 또 금방 그 눈꼬리에 눈물을 채웠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뺨에서 손을 떼고 그의 등을 철썩 내리쳤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아, 아파! 이거, 이거는 진짜로 아팠어! 이와쨩!”
“그건 내가 너한테 줄 거였어!”
“……아?”
오이카와가 눈을 깜박거린다. 두 어번, 더 깜박거렸고 덕분에 또 눈물이 뚝 떨어졌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얼굴을 차마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다가오는 7월, 여름이 한층 더 불타오를 때.
가장 신록으로 물들었을 그 승리를,
내가, 너에게…….
“그러니까 넌 주제넘는 소리 하지 말고 그만 집 가자. 나 진심으로 배고프다.”
“어, 이와쨩? 그러니까…….”
이와이즈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방을 챙겨드는 와중에도 오이카와는 체육관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를 올려다보고만 있다. 결국 이와이즈미는 깊이 깊이 한숨을 내쉬곤 오이카와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고 번쩍 일으켜세웠다. 집 가자고. 이와이즈미가 으르렁대듯 말하자 오이카와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표정은 여전히 어쩔 줄 모르는 그대로였다.
“이 멍청한 걸 주장으로 세워놓고, 우리도 참 잘하는 짓이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가방까지 챙겨들고서 그의 손을 낚아채듯 쥐어 잡고 끌었다. 밖으로 향하자 끌려오긴 한다. 이와쨩, 하고 뒤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는 여전히 습기에 차 있었다.
기왕 울게 할거라면 기쁨의 눈물을 선물로 주고싶었지만.
“올해 생일 선물은 늦다, 바보카와.”
“어, 어어?”
“겨울에 줄 거니까 그렇게 알아.”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서, 매미가 계속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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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ㅇ..앙...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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