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색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웃는 것도 같았다. 바로 앞에 있는 남자의 황금색 눈동자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 그와 처음 만난 그 순간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가슴이- 두근거려…….
널 만난 그 순간,
기적같아.
남자의 목에서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남자는 창살 너머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고여 흔들리는 금빛 눈동자 속에는 청록빛 눈동자의 남자가 담겨 있었다.
꿈꾸는 너의
두 눈동자에…….
오로지 앞을 바라보는 그 금빛 눈동자는 파도처럼 격렬하게 일렁이고 있었고 그 눈에 사로잡혔던 자신은, 나는.
난,
눈을,
뗄 수 없었어-.
금빛 기적이 형체를 가지고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으로부터 시선을 돌릴 수 있는 사람 뉘 있을까.
강렬하게
사로잡는,
너의 생각
너의 신념
너의 의지…….
그 속의, 너.
제멋대로 움직이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격렬한 폭풍같기만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결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어떤 것이 있었다. 그의 다른 것들을 격렬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굳고 곧은 심지가 있었다. 급류와 파도, 튀는 물방울이 빛을 반사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제껏 나 살았던 인생들
모든걸 다 의심했던 순간
태양처럼 다가온 널 보며…….
손을 내미는 황금색 눈동자가 빛났다. 해변의 모래같기도 했고 천국의 문 틈에서 새어나온 빛의 조각 같기도 했다. 차마 똑바로 올려다 볼 수 없는 태양같았다.
그 동안 나,
얼마나
초,
라,
한,
지…….
저 찬란한 빛 앞에서 이 얼마나, 작고, 그저 그늘에 불과한지. 어찌 저렇게 빛날 수 있는지. 어떻게, 다가와 준 것인지. 무엇을 보고서 내밀어준 손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누구도 기적에 까닭과 이유를 붙이지 않는 것처럼 자신에겐 그가 기적이었다.